'포토샵 없이 사진 생활하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나는 포토샵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포토샵의 인터페이스에 지독하게 길들여져 있었다. 마우스 커서를 뻗으면 바로 거기에 있는, 십 년 넘게 사용하면서 익숙해진 기능들과, 그 기능들을 활용해 작업하는 일의 흐름을 바꿀 수 없었다. 고민 끝에 Photoshop Elements 15를 구입했다. (포토샵 엘리먼츠가 좀 더 정확한 표기겠지만, 포토샵 엘리먼트라는 표기가 더 많이 발견된다) 사소한 팁들과 감상들. 1. 구입 경로가 몇 가지 있다. 어도비에서 직접 구입 : 어도비 id 필요. 윈도우용/매킨토시용 선택 가능. 언어 옵션은 '국제 영어' 한 가지. 윈도우 10 앱스토어 : 마이크로소프트 id 필..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의 펌웨어 업데이트는 "올림푸스 마스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렌즈의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려면 카메라에 장착한 상태로 "올림푸스 마스터"로 업데이트하면 되었다. 그러나 올림푸스 마스터는 내 E-PM2를 인식하지 못했고, 카메라를 인식하지 못 하니 렌즈 업데이트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분명히 카메라는 제대로 연결되었고, 탐색기에서 메모리카드를 인식했는데도 올림푸스 마스터는 "카메라를 찾을 수 없습니다. 카메라가 PC에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하십시오." 라는 메시지를 출력하니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구글에 이 에러 메시지를 입력해 보니 나와 동일한 인식 문제를 겪은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을 따라 나도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업데이터(Olympus Digita..
SLR과 DSLR에서 널리 쓰였던 위상차 검출 AF(phase-detection AF)의 최대 장점은,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여야 초점이 제대로 맞을지에 대한 정보를 (실제로 렌즈를 움직이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원칙적으로 컨트라스트 검출 AF(contrast-detection AF)는 실제로 렌즈를 움직여보면서 변하는 이미지의 양상을 보아야 어느 방향으로 움직어야 할지를 알 수 있고, 초점이 제대로 맞는 지점은 실제로 렌즈를 움직이다 얻어걸려야 잡아낼 수 있었다. 별로 세련되지도 않았고, 빠르지도 않았다. 촬상면도 작고 렌즈도 작은 똑딱이를 만들 때는 컨트라스트 검출 AF의 덜 떨어진 성능이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상대적으로 심도가 깊고 렌즈를 움..
"필름의 해상력"에서 내가 계산한 135포맷 필름의 해상력은 코닥 포트라 160이 약 2.2MP, 코닥 엑타 100이 약 5.6MP의 디지털카메라 결과물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고화소 시대의 심도와 셔터속도"에서 언급한 대로 135필름을 쓰던 시절 사용하던 착란원 직경 0.029mm는 약 3MP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에 대응한다. 요즈음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는 저 값들을 아득하게 넘어선다. 화소를 높여가는 추세 때문에 "고화소 시대의 심도와 셔터속도"같은 글을 쓰기는 했지만,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3×5나 4×6인화 정도나 하고 1MP정도 크기의 웹용 리사이즈나 해서 쓰는 소박한 촬영자도 있게 마련이다. 이 글은 바로 그 소박한 촬영자를 위한 글이다. 앞서 말한 소박한 용도로 쓰자면 최종 ..
2014년 9월 1일 수정 : 민님의 댓글과 렌즈팁의 리뷰를 확인하고, 이 글의 내용을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파나소닉 14mm f/2.5의 렌즈팁 리뷰(http://www.lenstip.com/273.6-Lens_review-Panasonic_G_14_mm_f_2.5_ASPH._Distortion.html)에 의하면, 해당 렌즈의 화각은 교정 후 75.1°(±0.2°), 교정 전 약 80°라고 한다. 교정 후 14mm, 교정 전 13mm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렌즈는 왜곡 교정을 감안하여 스펙 표기를 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기에 바람직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렌즈팁에 올라온 다른 마이크로포서드 렌즈 리뷰의 왜곡(Distortion) 편을 참조한 결과, 이 글에서 언급한 렌즈들 모두 RA..
"고화소 시대의 심도와 셔터속도"에서 이어지는 글이다. 오늘날의 마이크로포서드는 사람과 배경이 모두 선명하게 나와야 하는 여행지 기념사진이나 충분한 피사계심도를 확보해야 하는 접사와 같은 용도에서 '작은 판형의 우위'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16MP급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는 초점거리 17mm, 조리개 f/11에서 과초점거리가 2.78m이다. 16MP급 135포맷 카메라가 초점거리 35mm, 조리개 f/16에서 과초점거리가 6.13m라는 점을 감안하면 심도 확보에 훨씬 유리하다. 대부분의 135포맷용 렌즈는 f/16정도부터 회절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대부분의 마이크로포서드용 렌즈는 f/11정도부터 회절 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해상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선에서 조리개를 조일 수 있는 한계는 135가 ..
135 필름을 쓰던 시절 사용하던 착란원 직경 0.029mm는 약 1MP의 디지털 화상에 대응하고, (베이어 보간을 감안하였을 때) 약 3MP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135) 필름을 쓰던 시절에는 결과물의 해상력이 이 정도 되면 '초점이 맞은 것'으로,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가 늘어나고 센서와 렌즈의 성능도 어느 정도 증가한 화소수를 따라 향상되면서, 예전 기준으로 심도를 계산하고 셔터속도를 확보했다가는 원하는 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었다. 심도계산기가 알려주는 값대로 조리개를 조였는데 배경이 좀 흐릿하게 나오는 일도 있고, 이른바 "1/(초점거리)s"의 규칙에 따라 초점 거리 50mm에 셔터속도 1..
여행 갈 일이 생겼다. 그동안 필름의 특성(색감, 입자감, 계조, DR 등)에 별 신경을 쓰지 않다가 왠지 호기심이 생겨서, 일부러 여러 종류의 필름을 섞어서 구입해 보았다. 야외 촬영이 주가 될 것이고, 촬영한 필름을 한꺼번에 맡기면 어느 정도 비슷한 조건(동일한 작업자, 동일한 장비, 유사한 세팅)으로 스캔이 될 테니 필름의 특성을 비교해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였다. 매우 화창한 날 순광으로 찍은 사진. (인물 사진의 배경이라 초점이 잘 맞지는 않았다) 프로포토 100-포트라 160-프로이미지 100 순서이다. 엑타 100은 이 조건에 맞는 사진이 없어서 넣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여행에서 필름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어야 했다. 프로포토 100과 프로이미지 100은 매우 화창한 날의 야..
해상력 때문에 중형으로 눈이 돌아가는 나를 달랠 겸, 필름 스캔을 맡길 때 어느 정도의 해상도로 스캔을 요청하는 게 좋을 지도 알아볼 겸, 필름의 해상력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135) 필름은 몇만 화소냐"는 질문은 디지털카메라의 초창기에 흔히 볼 수 있었다. 적게는 4MP(4백만 화소), 많게는 20MP(2천만 화소)까지 잡는 필름의 '화소수'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숫자처럼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MP급 DSLR과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한 이후 "고화소 때문에 핸드블러가 신경쓰인다"는 말이 새롭게 부각되었고,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1/(초점거리)s"의 규칙을 지켰다고 가정한다면 필름 시절에 무난히 통하던 "1/(초점거리)s"의 규칙이 20MP급 디지털카메라에는 더 이상 적용되기 힘..
"불완전한 기술 아련한 느낌" 이후로, 나는 구형 렌즈의 특성을 좋아하게 되었다. '약간 남아있는 구면 수차와 보다 간단한 디자인에서 나오는 높은 콘트라스트에 의한 부드러운 묘사력'과 같은 독특한 매력에 빠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이코 디지털 렌즈 중에는 이 구형 렌즈의 특성을 가진 제품이 있다. ZD 25mm f/2.8과 ZD 35mm f/3.5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구성 렌즈의 매수가 적고, ED, HR, DSA와 같은 특수 렌즈가 들어가지 않았고, 조리개를 개방했을 때 비교적 소프트하고 1과 1/3스탑 정도 조였을 때 높은 해상력이 나온다. 이들은 신기하게도 구형 렌즈의 특성을 가졌으면서 연식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고, AF가 가능하며, 중고 가격은 구형 렌즈에 근접한다. 상상력을 뒤섞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