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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디지털

Imager AF와 고대의 유산

느린악장 2013.06.07 23:55

 SLR과 DSLR에서 널리 쓰였던 위상차 검출 AF(phase-detection AF)의 최대 장점은,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각주:1] 얼마나 움직여야 초점이 제대로 맞을지에 대한 정보를 (실제로 렌즈를 움직이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원칙적으로 컨트라스트 검출 AF(contrast-detection AF)는 실제로 렌즈를 움직여보면서 변하는 이미지의 양상을 보아야 어느 방향으로 움직어야 할지를 알 수 있고, 초점이 제대로 맞는 지점은 실제로 렌즈를 움직이다 얻어걸려야 잡아낼 수 있었다. 별로 세련되지도 않았고, 빠르지도 않았다.


 촬상면도 작고 렌즈도 작은 똑딱이를 만들 때는 컨트라스트 검출 AF의 덜 떨어진 성능이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상대적으로 심도가 깊고 렌즈를 움직이기도 편해서 적당히 만들어도 적당한 성능을 내 주었다. 사용자들도 똑딱이의 AF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촬상면과 렌즈가 큰 미러리스라면, 적당히 만들었다가는 느려터지고 멍청한 AF시스템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각주:2] 게다가 미러리스 사용자의 상당수는 DSLR을 쓰다가 넘어온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느려터지고 멍청한 AF에 관대한 마음을 갖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미러리스 제조사들은 컨트라스트 검출 AF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올림푸스는 DSLR을 만들던 시절부터 "라이브뷰" 모드에서의 AF 속도 향상을 위해 Imager AF란 기술을 개발해 자사 제품에 적용했다. 이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현재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에서 나오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AF속도는 압도적으로 빠르다.[각주:3]


 이 Imager AF는 바디와 렌즈에 모두 적용되어야 하는 기술이다. 즉, Imager AF를 지원하는 바디와 Imager AF를 지원하는 렌즈가 만나야 컨트라스트 검출 AF에서 원하는 속도가 나오는 것.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에 (어댑터를 끼워) 포서드 렌즈를 장착할 때, Imager AF를 지원하지 않는 렌즈를 장착한다면 AF속도는 크게 느려질 수밖에 없다.


 꽤 오래 전 나는 "고대의 유산"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서 어댑터를 끼워가면서 사용할 가치가 있는 포서드 렌즈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논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아직 Imager AF의 정체를 몰랐고 별점을 매길 때 그 렌즈의 Imager AF의 지원 여부를 신경쓰지 않았었다.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에 Imager AF를 지원하지 않는 렌즈를 마운트해보고 나서야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체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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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리다. 그리고 멍청하다. 최단거리와 무한대를 한번씩 오가는 것은 기본이고, 두 번째 촬영을 하려고 다시 반셔터를 누르면 멀쩡히 잘 잡아놓은 초점을 내다버리고 다시 최단거리와 무한대를 오간다. 35개의 측거점을 모두 활성화하면 이것보다 좀 더 헤맨다. 접사가 아닌, 적당히 먼 거리의 대상을 촬영할 때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원래부터 AF가 느린 마크로렌즈라는 점을 어느 정도 감안해야겠지만… 마크로도 아닌 포서드 렌즈를 어댑터까지 끼워가며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에 쓸 이유가 딱히 있었나? 감정이나 애정 말고 말이다.




 2013년 6월 8일 추가 : 영상에 나온 35마의 AF성능은 펌웨어 업데이트 후 조금 개선되었다.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펌웨어 업데이트하기"를 참조하라.




 ZUIKO DIGITAL 25mm F2.8

 ZUIKO DIGITAL ED 9-18mm F4.0-5.6*

 ZUIKO DIGITAL ED 14-42mm F3.5-5.6*

 ZUIKO DIGITAL 14-54mm F2.8-3.5 II

 ZUIKO DIGITAL ED 40-150mm F4.0-5.6*

 ZUIKO DIGITAL ED 70-300mm F4.0-5.6*


 이들이 Imager AF를 지원하는 올림푸스 렌즈들이다.[각주:4] 별표(*) 붙은 렌즈들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야 Imager AF를 활용할 수 있다. 12-60과 구형 14-54가 목록에서 빠져 있고, 50-200은 신형 구형 가릴 것 없이 다 빠져 있다. "고대의 유산"에서 고평가한 렌즈 상당수의 별점을 회수해야 할 판이다.


 파나소닉 렌즈의 경우, 25mm f/1.4는 확실히 Imager AF를 지원한다. 다음 동영상에서 절륜한 AF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각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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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9월 4일 추가 : Imager AF를 지원하는 파나소닉-라이카 렌즈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각주:6]


 Leica D Vario-Elmar 14-50mm 1:3.8-5.6 ASPH. Mega OIS

 Leica D Vario-Elmar 14-150mm 1:3.5-5.6 ASPH. Mega OIS

 Leica D Summilux 25mm 1:1.4 ASPH


 이런저런 이유로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에 포서드 렌즈를 장착해 사용하고 싶다면, 해당 렌즈의 Imager AF 지원 여부를 확인하고, 직접 AF 테스트를 해보거나 시연 영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똑같이 Imager AF를 지원해도, 마이크로포서드에 장착한 이오팬은 파나소닉 25.4보다 AF가 느리다)




 주석


  1. 지금보다 가까운 곳에 초점이 맞게 렌즈를 움직일 것인가, 혹은 지금보다 먼 곳에 초점이 맞게 렌즈를 움직일 것인가 [본문으로]
  2. 어디까지 느려터지고 멍청해질 수 있는지는 EOS M에 아무 렌즈나 마운트하고 Flexizone-Multi 모드로(31개의 측거점을 모두 활성화하여) 촬영해보면 된다. Flexizone-Single은 그나마 낫다. 캐논에서 AF 속도 향상 펌웨어를 내놓는다는 소식도 있으니, 어찌 개선될지는 모르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만져보았던 2013년 3월경의 Flexizone-Multi 모드는 분명 재앙이었다. [본문으로]
  3. 단, 올림푸스의 E-P1, E-P2, E-PL1은 그 이후에 발매된 모델보다는 AF가 느리다. 빠른 AF를 자랑하는 올림푸스 미러리스는 E-P3, E-PL2, E-PM1과 그 이후의 모델들이다. [본문으로]
  4. http://www.olympusamerica.com/files/oima_cckb/Imager_AF_Compatibility_Statement_EN.pdf [본문으로]
  5. http://www.slrclub.com/bbs/vx2.php?id=olympus_e10_forum&no=428770 [본문으로]
  6. http://www.slrclub.com/bbs/vx2.php?id=olympus_e10_forum&no=44495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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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파이어블레이드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서드 바디는 기존 위상차AF 렌즈를 물려도 참을만한 수준입니다.
    최근에 나온 E-M1은 포서드 전렌즈와 완벽 호환이구요.

    문제는 파나소닉이죠. 14-54 구형을 GX1에 물렸는데 AF가 버벅이는걸 보고 있노라면 복장이 터집니다 ㅎㅎ
    2013.11.21 09:21 신고
  • 프로필사진 느린악장 포서드 또는 마이크로포서드라는 규격 안에서, 속도 향상을 위해 쓰는 기술이 각 제조사 별로 다를 수 있을 테지요. 올림푸스가 만든 포서드 렌즈를 쓰기엔 올림푸스 바디가 조금이라도 유리할 것 같습니다. 파나소닉은 또 열심히 어댑터 깎고 펌웨어 만들고 해야겠군요. 2013.11.21 17: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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