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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표준 렌즈(이른바 바디캡 렌즈)로 쓸만한 렌즈를 알아보고자 한다. 편의상 135포맷 환산 35~50mm에 해당하는 렌즈로 논의를 제한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나는 "왜곡"에 대해 여러 차례 논할 것이다. 리터칭 소프트웨어가 발달한 지금 왜곡은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커스텀 렌즈 프로파일을 적용해 클릭 한 번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사실상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각주:1]. 왜곡을 덜 신경써도 되는 설계 환경은 중앙부 해상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면서 렌즈를 작고 가볍고 값싸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며, 실제로 마이크로포서드 렌즈는 이러한 도움을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 왜곡이 자동으로 보정되는 JPG 포맷으로 촬영한다면 아예 신경쓸 필요조차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나는 왠지 '대우받는다'는 단순한 느낌, 그리고 '정석을 따르며 설계하였다'는 단순한 믿음 때문에 왜곡이 적은 렌즈를 선호한다.




 포서드 25mm f/1.4


 개방 조리개에서 고르게 높은 화질을 원하는 촬영자에게 좋은 렌즈라고 할 수 있다[각주:2]. 왜곡이 매우 적다(0.48%). f/2~f/2.8에서 높은 해상력을 보이는 'Nocti' 설계이다[각주:3]. 대신 조리개를 조이면 해상력이 떨어지므로 팬포커스에 가까운 깊은 심도를 원하는 촬영자에게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마이크로포서드 버전에 비해 주변부 화질이 우수해 극주변부까지 비교적 고른 해상력을 보인다[각주:4]. 색수차 억제는 가격에 비해 그렇게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며[각주:5], 이는 라이카 렌즈의 약점이라고 Photozone리뷰에 나와 있다[각주:6].


 매우 크고 무거우며, 마이크로포서드 버전보다 비싸고, 정식 발매되지 않아 AS도 곤란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RAW촬영시의 왜곡과 극주변부 화질 저하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마이크로포서드 버전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Imager AF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었으므로, 마이크로포서드 바디에 장착하여 사용해도 AF는 제법 신속하다[각주:7].




 포서드 25mm f/2.8


 AF가 되는 135포맷 환산 50mm 렌즈를 싼 값에 구하고 싶은 촬영자에게 적합하다[각주:8]. 왜곡은 25/1.4 다음갈 만큼 적다(1.1%). 해상력은 여기에 소개된 다섯 개 렌즈들 중 가장 나쁘다[각주:9]. 최대개방에서 소프트하고 f/4~5.6정도로 조이면 어느 정도 개선되지만 그보다 조이면 해상력이 다시 떨어진다[각주:10]. 색수차 문제가 있다[각주:11].


 다른 표준 렌즈들에 비해 비해 해상력이 낮고, 휴대성이 떨어지고(어댑터를 끼워야 하니까), 어둡다. 43mm 필터는 저가형 MCUV를 구하기 힘들게 만들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렌즈캡은 스크류식이라 그냥 쓰기엔 좀 불편하고 새로 사기엔 돈이 아깝다. 감성과 애정으로 쓰는 렌즈. 스펙을 펼쳐놓고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17mm f/2.8


 AF가 되는 단렌즈를 싼 값에 구하고 싶은 촬영자에게 적합하다. 중고 매물이 흔한 편이고 값도 싸다[각주:12]. 왜곡은 매우 크다(4.47%). 해상력은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로 나온 단렌즈 중에서는 낮은 편에 속한다[각주:13]. 최대개방에서 소프트하고 f/4~5.6정도로 조이면 어느 정도 개선되지만 그보다 조이면 해상력이 다시 떨어진다. 색수차가 상당하며[각주:14], JPG으로 촬영할 때 자동으로 색수차가 보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이오팬의 35mm 스냅 버전이라는 인상을 준다. 높은 품질의 이미지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적합하지 않지만, JPG 포맷으로 가벼운 스냅 사진을 찍는 촬영자가 주머니가 가벼울 때는 나름대로 쓸 만한 대안이다. 의외로 f/11까지 잘 버티는 편이므로[각주:15] 팬포커스 스냅을 원한다면 좋은 선택이다.




 20mm f/1.7


 휴대성과 해상력과 심도를 모두 원하는 촬영자에게 적합하다. 왜곡이 상당하다(3.26%). 중앙부 해상력은 매우 높으며 특히 개방 조리개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각주:16]. 보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색수차도 17/2.8보다는 적다.


 중간 정도의 지출을 감당할 수 있고 RAW촬영시의 왜곡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높은, 만족스러운 렌즈가 될 것이다.




 25mm f/1.4


 최상의 해상력과 얕은 심도를 원하는 촬영자에게 적합하다. 왜곡은 이 가격의 표준 영역 단렌즈에게는 용납되지 않을 만큼 높다(2.73%). 하지만 왜곡을 버린 덕분에 놀라운 중앙부 해상력[각주:17]과 낮은 색수차[각주:18]를 이 크기와 이 가격에 실현할 수 있었다.


 포서드 버전에 비해 매우 컴팩트하고 가격이 낮다. AF가 20/1.7보다 정숙하고 신속하다고 알려져 있다. 비교적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있고 약간의 휴대성을 희생할 수 있다면, 그리고 RAW촬영시의 왜곡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매우 높은 만족감을 주는 렌즈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다섯 개의 렌즈가 소개되었다. 무엇을 택할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이지만, 다음 사항을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값이 싸야 한다면 → 값이 싸야 한다면 25/2.8과 17/2.8의 매력이 그만큼 올라가며, 20/1.7은 라이카 렌즈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2) f/5.6까지의 해상력이 매우 중요하다면 → 20/1.7과 라이카 렌즈의 매력이 그만큼 올라간다. 만약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면 25/2.8과 17/2.8의 가격적인 우위가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고, 깊은 심도의 사진을 주로 찍는 촬영자에게는 17/2.8의 f/11에서의 성능이 마음에 들 것이다.


 3) 어댑터를 끼워 사용할 포서드 렌즈가 표준렌즈 말고도 더 있다면(35마, 50마 등) → 어차피 어댑터를 구입할 운명이므로 포서드 표준 렌즈와 마이크로포서드 표준 렌즈를 같은 가격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다. 만약 어댑터를 끼워 사용할 포서드 렌즈가 없다면 당신은 오직 포서드 표준 렌즈를 위해서 어댑터를 구입하는 셈이고, 따라서 그만큼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4) 왜곡이 거슬린다면 → 보정되지 않은 RAW에서의 왜곡을 매우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포서드 표준 렌즈는 사실상 매력이 사라진다. 포서드용 25/1.4는 마이크로포서드 버전보다 크고 무겁고 비싼 렌즈일 뿐이며, 25/2.8은 번들렌즈와 해상력을 다투어야 하는 낮은 성능의 렌즈일 뿐이다.


 나는 포서드용 25/2.8을 택했다. 인물 사진을 주로 찍으면서 피부 보정을 귀찮아하는 나에게 최고의 해상력 같은 건 별로 필요하지 않았고, 작고 값싸고 적당한 렌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에 걸출한 렌즈가 꽤 많이 있지만 왜곡을 싫어하는 나에겐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다. 거기에 투자할 돈으로 바디와 표준줌에 투자를 하게 될 것 같다.




 각주


  1. 커스텀 렌즈 프로파일이나 커스텀 액션을 쓸 줄 안다면 클릭 한두 번에 처리가 되겠지만, 나는 아직도 손으로 값을 입력해 렌즈 왜곡을 보정하고, 왜곡을 보정하고 남은 영역을 손으로 잘라낸다. 액자나 타일 무늬 같은 특수한 피사체가 화면에 들어온 상황이 아니라면 1.5% 내외의 왜곡은 보정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 [본문으로]
  2. 마이크로포서드에서 굳이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이렇게 무거운 시스템을 굴릴 가치가 있는지는 논외로 하자(…). [본문으로]
  3. f/2~2.8에서 2600LPH 이상, f/1.4~5.6에서 2400LPH 이상. f/5.6까지 조이면 최대개방 수준으로 해상력이 내려가고, f/8까지 조이면 2200LPH 수준으로 내려간다. [본문으로]
  4. 주변부 f/1.4~8에 걸쳐 1950LPH 이상, 극주변부 f/1.4~8에 걸쳐 1850LPH 이상. 마이크로포서드 버전은 f/1.4에서 1650LPH, f/2에서 1750LPH 수준이다. [본문으로]
  5. f/1.4~8에 걸쳐 1.2~1.9px 수준. [본문으로]
  6. Lateral CAs (color shadows at harsh contrast transitions) are a weakness of the Leica lens. http://www.photozone.de/olympus--four-thirds-lens-tests/509-leica25f14?start=1 [본문으로]
  7. http://www.slrclub.com/bbs/vx2.php?id=olympus_e10_forum&no=428770 [본문으로]
  8. 단, 어댑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바가지를 쓰면 그렇게까지 값싸지는 않을 것이다. [본문으로]
  9. Camera Labs의 측정값에 의하면 f/8에서 중앙부 2150LPH 수준. Photoreview의 측정값은 그보다 훨씬 낮아서, f/8에서 중앙부 2000LPH 수준이다. Camera Labs에 올라온 MTF차트 촬영 이미지를 보면 14-42mm 번들렌즈의 25mm 영역보다 해상력이 나을 게 없음을 알 수 있다. [본문으로]
  10. Photoreview의 그래프에서 거꾸로 계산해낸 값에 따르면 f/2.8에서 1750LPH 수준, f/4~5.6에 걸쳐 2050LPH 이상임을 알 수 있다. f/8정도까지 해상력이 유지되다 f/11쯤부터 1950LPH 수준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f/16까지 가면 1400LPH 정도까지 내려간다. [본문으로]
  11. 밝기 차이가 심한 경계에 이른바 보라돌이(purple fringing)가 낀다. 야외, 개방 조리개, 주변부라는 조건이 겹치면 확대하지 않은 컴퓨터 화면에서도 알아챌 정도이다. [본문으로]
  12. 하지만 반대로 당신이 이 렌즈를 내다팔고 싶을 때 제 값을 받기 어렵고 수많은 경쟁자들과 신경전을 벌여야 한다는 뜻도 된다. [본문으로]
  13. f/5.6에서 2450LPH 이상, f/4에서 2350LPH 이상, f/2.8에서 2250LPH 이상.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로 나온 단렌즈 중에서는 해상력이 낮다지만 어쨌거나 이오팬보다는 좋다(…). [본문으로]
  14. 보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부 색수차가 최대 3px 수준. [본문으로]
  15. f/8에서 2350LPH 이상, f/11에서 2150LPH 이상. 마이크로포서드 버전 25/1.4가 f/8에서 2700LPH 이상, f/11에서 2250LPH 이상이라 f/11에서의 해상력은 큰 차이가 없다. 20/1.7과 포서드 버전 25/1.4가 f/8에서 2250LPH 이상으로, f/8에서는 17/2.8보다 해상력이 낮다. [본문으로]
  16. f/1.7~4에 걸쳐 2450LPH 이상. f/5.6에서 2350LPH 이상. f/8에서 2250LPH 이상. [본문으로]
  17. f/2.8에서 3000LPH 이상, f/1.4~5.6에 걸쳐 2800LPH 이상. [본문으로]
  18. 보정되지 않은 색수차도 0.53px 이하이며 이 값은 이 글에서 논한 렌즈들 중 가장 낮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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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lunic 그간 올림푸스 25/1.8이 출시되었습니다. (소식은 들어 보셨겠지요.) RAW 뚫어보니 이 렌즈는 왜곡보정을 딱히 하지 않는 듯 하더군요. (RawTherapee로 뚫어 본 결과입니다. 17/1.8의 RAW에서 왜곡 그대로 꺼내던 프로세스를 썼으니 맞겠지요.) 수차제어나 주변부 개방 해상력 등도 DG 25룩스에 비해 좋아 보입니다. DG 25룩스가 T값이 높은 편인지라 밝기 차이도 적다고 합니다.
    정신나간 국내가격 제하면 (일본에서 공수하면 30대에 구입 가능하다고 합니다.) 취향에 아주 맞으실 듯 하네요. 무려 후드도 줍니다. 실내에선 17 실외에선 25를 쓸 요량으로 저도 쩐을 모으고 있으니, 슬슬 지켜보면서 리뷰 올라오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14.03.15 16:11 신고
  • 프로필사진 느린악장 네. 배럴 디스토션은 0.6% 수준으로 아주 적고, 중앙부 해상력은 개방에서 f/8까지 안정적으로 높은 해상력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장기적으로는 보유중인 ZD 렌즈를 M.ZD 렌즈로 바꾸어나갈 계획인데, ZD 25mm f/2.8을 대신하여 쓸 렌즈로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2014.03.28 12: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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