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 필름을 쓰던 시절 사용하던 착란원 직경 0.029mm는 약 1MP의 디지털 화상에 대응하고, (베이어 보간을 감안하였을 때) 약 3MP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135) 필름을 쓰던 시절에는 결과물의 해상력이 이 정도 되면 '초점이 맞은 것'으로,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가 늘어나고 센서와 렌즈의 성능도 어느 정도 증가한 화소수를 따라 향상되면서, 예전 기준으로 심도를 계산하고 셔터속도를 확보했다가는 원하는 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었다. 심도계산기가 알려주는 값대로 조리개를 조였는데 배경이 좀 흐릿하게 나오는 일도 있고, 이른바 "1/(초점거리)s"의 규칙에 따라 초점 거리 50mm에 셔터속도 1..
여행 갈 일이 생겼다. 그동안 필름의 특성(색감, 입자감, 계조, DR 등)에 별 신경을 쓰지 않다가 왠지 호기심이 생겨서, 일부러 여러 종류의 필름을 섞어서 구입해 보았다. 야외 촬영이 주가 될 것이고, 촬영한 필름을 한꺼번에 맡기면 어느 정도 비슷한 조건(동일한 작업자, 동일한 장비, 유사한 세팅)으로 스캔이 될 테니 필름의 특성을 비교해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였다. 매우 화창한 날 순광으로 찍은 사진. (인물 사진의 배경이라 초점이 잘 맞지는 않았다) 프로포토 100-포트라 160-프로이미지 100 순서이다. 엑타 100은 이 조건에 맞는 사진이 없어서 넣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여행에서 필름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어야 했다. 프로포토 100과 프로이미지 100은 매우 화창한 날의 야..
해상력 때문에 중형으로 눈이 돌아가는 나를 달랠 겸, 필름 스캔을 맡길 때 어느 정도의 해상도로 스캔을 요청하는 게 좋을 지도 알아볼 겸, 필름의 해상력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135) 필름은 몇만 화소냐"는 질문은 디지털카메라의 초창기에 흔히 볼 수 있었다. 적게는 4MP(4백만 화소), 많게는 20MP(2천만 화소)까지 잡는 필름의 '화소수'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숫자처럼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MP급 DSLR과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한 이후 "고화소 때문에 핸드블러가 신경쓰인다"는 말이 새롭게 부각되었고,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이 "1/(초점거리)s"의 규칙을 지켰다고 가정한다면 필름 시절에 무난히 통하던 "1/(초점거리)s"의 규칙이 20MP급 디지털카메라에는 더 이상 적용되기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