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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hotoshop Elements 15 구입

느린악장 2017. 5. 25. 15:21

 '포토샵 없이 사진 생활하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나는 포토샵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포토샵의 인터페이스에 지독하게 길들여져 있었다. 마우스 커서를 뻗으면 바로 거기에 있는, 십 년 넘게 사용하면서 익숙해진 기능들과, 그 기능들을 활용해 작업하는 일의 흐름을 바꿀 수 없었다.


 고민 끝에 Photoshop Elements 15를 구입했다. (포토샵 엘리먼츠가 좀 더 정확한 표기겠지만, 포토샵 엘리먼트라는 표기가 더 많이 발견된다)


 사소한 팁들과 감상들.




1. 구입 경로가 몇 가지 있다.


 어도비에서 직접 구입 : 어도비 id 필요. 윈도우용/매킨토시용 선택 가능. 언어 옵션은 '국제 영어' 한 가지.

 윈도우 10 앱스토어 : 마이크로소프트 id 필요. Windows 10에서만 이용 가능.

 OSX 앱스토어 : 애플 id 필요.


 나는 윈도우 10 앱스토어에서 프로그램을 구매했다. 마이크로소프트 id로 로그인하면 최대 10개의 디바이스에 PSE15를 설치할 수 있다. 지금은 데스크톱과 노트북에서 사용중이다.




2. 윈도우 10 앱스토어에서 구입하면 Adobe Creative Cloud를 통해 언어를 바꿀 수 없다.


 abc순서로 정렬된 메뉴를 쓰다가 가나다순으로 정렬된 메뉴를 쓰자니 불편하고 낯설다.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앱이 저장된 폴더에 접근하려고 하면 권한이 없다며 막히기 때문에 ACC를 통한 언어 변경이 안 되는 것. 영문 버전 PSE15를 쓰고 싶다면 윈도우 설정을 건드리거나 앱스토어 설정을 건드려야 하는데, 일이 더 커진다.




2.1. 윈도우 10 앱스토어에서 구입하면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

 1) Adobe Creative Cloud를 통한 업데이트 불가.

  (위에서 말한 대로, ACC는 앱스토어에서 받은 PSE 15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


 2) 윈도우 10 앱스토어(Microsoft Store)를 통한 업데이트 불가.

  ('다운로드 및 업데이트→업데이트 받기' 메뉴에 PSE 15는 뜨지 않는다)


 3) PSE 15 내 메뉴를 통한 업데이트 불가.

  (앱스토어에서 받은 PSE 15에는 '도움말→업데이트..' 메뉴가 없다.)


 윈도우 10 앱스토어 판 PSE의 심각한 문제. Adobe Camera Raw 업데이트를 할 수가 없다. 앱스토어에서 받은 PSE 15의 Adobe Camera Raw 버전은 9.7. 앱을 출시할 때의 버전 그대로인 것 같다. 2017년 5월에 구입한 앱이 2016년 후반기에 출시한 카메라의 RAW를 열 수 없다. E-M1 Mark II, X-E3, X-T20등의 RAW를 열기 위해서는, PSE 15를 버리고 그 이후 버전으로 갈아타야 한다.




3. 스크롤감이 구리다.


 영역을 선택할 때 화면 구석으로 마우스 커서를 끌면서 스크롤을 할 때 너무 느리게 움직여 답답하고 스크롤이 부드럽지 않아 눈이 아프다.




4. 윈도우 10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았을 경우, RAW파일을 우클릭해서 포토샵으로 열기 불편하다.


 이 파일을 열 때 사용할 프로그램의 목록에 PSE 15가 없으면 우클릭해서 포토샵으로 열 방법이 없다. 파일을 우클릭했을 때 '연결 프로그램▷Adobe PSE 15' 하는 식으로 뜨면 우클릭으로 열 수 있는데, '연결 프로그램(H)...'가 뜨면 거기에서 PSE 15를 찾아낼 방법이 없다. 윈도우 10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앱이 저장된 폴더에 접근할 권한을 획득하기 매우 어려워 프로그램을 직접 찾을 수 없고, 시작 메뉴 폴더를 찾아 들어가도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앱은 단축 아이콘의 형태로 나오지 않는다.




5. 기능이 꽤 많이 빠졌다. 디자이너라면 '이게 무슨 포토샵이야!!'를 외치고 싶을 것이다.


 - 펜툴 없음.

 - 퀵마스크 없음.

 - Color Range 없음. (PSE 3같은 구버전에는 기능으로 존재했고, PSE 14에서는 액션에서 지원했지만, PSE 15에는 찾아볼 수 없다)


 - Channel Mixer 없음.

 - Saturation, Vibrance 조절 기능을 평소에 사용할 수 없음. (Camera RAW로 RAW파일을 불러올 때에만 쓸 수 있다)

 - 텍스트 안티앨리어싱 옵션 없음. Smooth, strong, crisp, sharp 등 옵션 선택 불가.

 - 레이어 스타일 기능 대폭 간소화. Outer Glow의 경우 softer/precise, spread(%), contour, range 등 옵션 선택 불가.

 - 컬러피커에서 팬톤 색상표 등이 제공되지 않음.

 - CMYK 모드 없음.


 - Adobe Camera Raw가 제공하는 렌즈 프로파일을 사용할 수 없음. 왜곡, 비네팅 등을 값을 직접 입력하여 수정해야 함.

 - 색번짐(fringe) 수정 불가.


 내가 쓰는 기능 위주로 간단히 훑어보고 발견한 것들만 이 정도이다.


 마지막 두 가지는 PSE 자체의 심각한 문제로 지목할 만한 다운그레이드이다. 최근 출시되는 렌즈는 왜곡과 색번짐을 남겨두고서라도 선예도를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왜곡과 색번짐은 소프트웨어적으로 교정 가능하니, 하드웨어로만 확보할 수 있는 선예도에 집중하는 것이다. RAW파일을 현상할 때 왜곡과 색번짐을 제대로 교정 못 하면, (바디 JPEG만도 못한) 형편없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니콘 AF-P 18-55mm F/3.5-5.6 VR 샘플 좌상단 극주변부.

왼쪽이 바디 JPEG, 우측이 RAW 무보정 현상.


 체감 화질에 영향을 줄 정도의 차이가 난다. 어도비로서는 라이트룸과 PSE 사이에 적당한 선을 긋고 싶었겠지만, 색번짐을 교정하는 방법을 완전히 막아놓은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샘플 출처는 <여기>)




 사진 보정과 간단한 이미지 편집 정도를 생각한다면 꽤 괜찮은 툴이다. 힐링브러시, 스팟힐링브러시, 퀵셀렉션 같은 중요한 툴은 살아 있고, '얼굴 기능 조정'은 이목구비의 비율과 그 생김새, 표정 등을 편하게 손볼 수 있다. (리퀴파이 기능 자체는 살아 있다. '필터→왜곡→픽셀 유동화') '자동 고급 톤'은 노출과 감마 곡선의 조합(으로 짐작되는 것)을 통한 톤 보정을 미리보기해 가면서 작업할 수 있다. '향상→색상 조정→색상 경향성 제거'는 white/gray/black 지점을 선택해 자동으로 색온도와 틴트를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흑백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RGB별로 반영도가 다른 흑백 변환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사람에게서 전달받은 사진의 피부 색감을 통일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피부 톤의 색상 조정' 기능이 유용하다(피부 부분에 스포이드를 찍으면, 색온도와 틴트가 보정된다).


 좀 더 정밀한 조작을 원한다면 부족함이 느껴질 수 있다. 가성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어쨌든, Adobe Photoshop Elements 15가 뭐 하는 물건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을 위해 이 글을 남긴다.





스플래시 이미지.

이 프로그램을 구입하게 된 가장 큰 계기다.



홈 화면. 굴림체가 눈에 거슬린다.



 RAW파일을 불러오는 화면. RAWTherapee와 기능 자체는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여러분이 궁금해할 '향상(Enhance)' 메뉴의 기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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