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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디지털

고대의 유산

느린악장 2012. 12. 24. 00:33

 이번에는 포서드 렌즈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정리할 목적으로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마이크로포서드 포맷을 발표하고 나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수많은 렌즈를 출시했다. 몇몇 예외를 제외한(f/2급 줌렌즈라든가, 대포렌즈라든가) 대부분의 영역에서 예전보다 작고 가볍고, 때때로 화질 좋고 값싸기까지 한 렌즈가 새로 나왔다.


 마이크로포서드에 그만한 포지션의 렌즈가 없지 않은 이상은, 어댑터를 끼워가면서 사용할 가치가 있는 포서드 렌즈는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보유한 포서드 렌즈가 아니라면, 따라서 신품으로든 중고로든 사야 하는 렌즈라면 더욱 그러하다.


 지금 남아있는 포서드 렌즈의 상대적 우위라면 다음 두 가지가 될 수 있다.


 1) (RAW 촬영에서의) 낮은 왜곡 :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는 렌즈에서 발생한 왜곡을 바디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교정한다. 이 교정은 주변부 해상력 저하를 유발하고, RAW로 촬영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포서드 렌즈는 바디의 소프트웨어적 교정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었으므로 RAW로 촬영할 때에도 왜곡이 적은 편이다.

 2) 몇몇 제품의 가격대 성능비 : …라고 해봐야 35마크로 정도.


 따라서, 살펴볼 만한 렌즈는 다음 정도에 한한다. 별표는 '굳이 어댑터를 끼워 가며 사용할 만한 가치'이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고 마이크로포서드에 마땅히 대응하는 모델이 없다면 많은 별을 받는다. 촬영자의 선호에 따라 별표는 얼마든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단순한 참고 사항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2013년 6월 7일 추가 : "Imager AF와 고대의 유산"을 참조하라. Imager AF를 지원하지 않는 렌즈는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에 장착했을 때 상당히 느리고 멍청한 AF성능을 보인다. 이 글에 올라온 렌즈들 중 Imager AF를 지원하지 않는 렌즈는… 25mm f/2.8과 25mm f/1.4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이다.


 2013년 6월 8일 추가 :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 펌웨어 업데이트하기"를 참조하라. Imager AF를 지원하지 않는 렌즈 중 일부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F성능을 조금 개선할 수 있다.




 9-18mm f/4-5.6 : 낮은 왜곡이라는 우위를 갖는다. 11-22에 비해 화각이 넓고 휴대성이 좋으나 해상력이 다소 떨어지고, 어둡다. [★]


 11-22mm f/2.8-3.5 : 낮은 왜곡이라는 우위를 갖는다. 그 외에는 값싼 중고를 구하기 쉽지 않고, 휴대성은 나쁘며, 환산 22-44mm로 애매하기 짝이 없어 단점 투성이다. [★]




 14-42mm f/3.5-5.6 : 크기가 큰 건 맞지만, 거슬리는 디자인은 아니다.



 굳이 새로 구입할 가치는 없다. 당신이 14-42를 갖고 있고, 사려는 중고품에 번들이 없다면 아쉬운 대로 버티는 데 쓸 만하다(결국엔 다른 렌즈를 지르게 되겠지만). 마이크로 14-42 번들 대비 낮은 왜곡이라는 장점을 갖는다. 해상력은 떨어진다. [★]




 25mm f/2.8 : 포서드 시절에는 꽤 귀엽던 렌즈도, 마이크로포서드 바디에 끼우면 이렇게 된다.



 중고를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낮은 왜곡과 가격대 성능비라는 우위를 갖는다. 파나소닉 20mm f/1.7과 마이크로포서드용 라이카 25mm f/1.4가 표준 영역인데도 의외로 큰 왜곡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5mm f/2.8은 왜곡이 적고(1.1%)[각주:1] 값이 싸다는 이점을 감안해 그럭저럭 쓸 수 있다. 물론, 그럭저럭에 한한다. 휴대성이 20/1.7보다 떨어지고, 어둡고, 화질이 딱히 좋지도 않다. 애매하기 짝이 없는 43mm 필터와 스크류식 렌즈캡도 마이너스 요소. [★★]




 25mm f/1.4 : 마이크로포서드 바디에 끼우면 눈 뜨고 못 봐줄 가분수다. OM-D에 세로그립 끼운다면 간신히 봐줄 만하다.



 여기에 비싸고, 무거우며, AS도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다. 굳이 장점을 꼽자면 낮은 왜곡과 (주변부) 화질이다. 마이크로포서드용 25/1.4가 가격과 라이카에 걸맞지 않은 왜곡을 보여주는 데 반해 포서드용 25/1.4는 왜곡이 적고(0.48% 배럴 디스토션), 최대개방에서도 1850LPH를 넘나드는 놀라운 극주변부[각주:2] 화질을 보여준다. 중앙부 화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수치상으로 마이크로포서드 버전에 뒤지고 있지만, 해상력이 향상된 신형 카메라에 끼워 테스트한다면 포서드 버전의 해상도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덜 나온 값이 20/1.7보다 높으니, 기본적인 해상력은 좋은 편이다. [★★]




 35mm f/3.5 : OM-D에 그럭저럭 어울리고, PM2같은 바디에는 좀 커 보인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 특수재료 렌즈가 없고 어두워 단가 낮추기에 좋은 설계이기 때문이다. 중고가격 15만원 안팎에 구할 수 있으며 물량이 그럭저럭 있고,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에 이와 포지션이 겹치는 렌즈가 없으므로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




 50mm f/2 : 45mm f/1.8이라는 놀라운 여친렌즈가 나오면서 인물용 렌즈로서의 쓸모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35마보다 더 좋은 화질의 마크로렌즈를 원하지만 60마나 45마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50마는 괜찮은 가격대 성능비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중고 기준으로. 45/1.8을 살 생각이라면 이 렌즈가 계륵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접사에 관심이 많다면 45/1.8말고 이 렌즈를 택할 수도 있다.[각주:3] [★★★]




 50-200mm f/2.8-3.5 :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에 이와 포지션이 겹치는 렌즈는 없다. 적당한 밝기의 망원줌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최적. 밝은 망원줌으로 파나소닉제 35-100mm f/2.8이 있지만 매우 비싸다. 망원에서의 AF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있으며(non-SWD), 망원에서의 화질 저하와 경통 흘러내림이 보고된다. 어댑터로 끼운다면 non-SWD 버전을 싸게 구하는 편이 좋다. [★★★]




 주석


  1. 20/1.7은 3.26% 배럴 디스토션, 25/1.4는 2.73% 배럴 디스토션. 타사의 35mm f/2나 50mm f/1.4와 비교해 보면 정말 큰 수치다. (캐논과 니콘 제품 기준으로 1.2~1.5%수준) 물론 타사 렌즈는 이렇게 작지 않다. [본문으로]
  2. 영문으로 center/border/extreme 할 때의 extreme. [본문으로]
  3. 45/1.8, 45마, 60마는 왜곡이 거의 없는 렌즈이므로 50마의 낮은 왜곡은 별다른 우위가 되지 못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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